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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미 회장 - 매경춘추 칼럼 연재] 獨 달군 치맥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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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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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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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쾰른에서 이 글을 쓴다. 한국은 한가위 연휴로 도시가 평소보다 고요하겠지만, 이 작은 독일 도시는 온종일 '아누가(ANUGA)' 식품박람회로 들썩인다.
아누가는 2년마다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식품박람회로,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식품 트렌드와 유통, 원료, 가공 기술, 친환경 포장까지 전 식품 산업을 아우르는 종합 전시회로, 전 세계 200여 개국의 바이어와 기업이 한자리에 모인다. 각국의 식문화와 산업 흐름이 교차하는 '식품 산업의 올림픽'이라 불릴 만한 무대다.
올해 2025년은 특히 한국이 공식 파트너 국가(Partner Country)로 선정돼 100여 개 기업과 기관이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했다. 전시장 입구 곳곳에 걸린 'K-FOOD' 현수막은 한국인인 필자에게 벅찬 감동을 안겼다. 아누가는 무료 입장이 없는 행사로, 참가자들이 입장료를 지불한다. 이는 곧 이 무대의 높은 가치와 전문성을 스스로 증명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화제를 모은 행사는 한국수입협회(KOIMA)가 주최한 '치맥 페스티벌'이었다.'한국의 프라이드 치킨과 독일 맥주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 행사는 전 세계 바이어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 한국산 닭으로 유럽 시장을 개척한 수출 기업, 그리고 독일 프리미엄 맥주 1위 브랜드가 함께한 자리였다. 전시장 내 행사장을 확보하는 일은 보통 2년 전부터 예약해야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지만, 한국수입협회가 집요한 협상 끝에 어렵게 이를 성사시켜 더욱 뜻깊었다.
초청 인원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지만, 입소문이 퍼지며 100명 이상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행사에 참석한 한 독일 수입업자는 "오늘은 한국 치킨과 독일 맥주가 완벽한 파트너십을 이룬 날"이라 했고, 브라질의 한 수출업자는 "세계 식품 무대에서 한국과 함께 성장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치맥 페스티벌은 단순한 시식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식 식문화가 세계 시장과 교감하는 순간이었다.
이번 행사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한국수입협회가 단순히 '수입'을 담당하는 기관이 아니라, '수출'까지 아우르며 양방향 시너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K푸드는 원재료를 100% 국내산으로만 충당하기 어렵다. 오히려 세계 각지에서 양질의 원료를 수입해 한국에서 가공·브랜딩을 거쳐 다시 세계로 수출한다.
즉 수입과 수출은 대립이 아니라 상호 보완의 구조이며, 이번 행사는 그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세계 식품 산업의 중심에서 한국이 점점 더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K푸드가 단순한 '열풍'에 그치지 않으려면 품질 관리와 브랜드 스토리텔링, 물류, 인증, 현지화 전략 등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오늘 아누가 현장에서 울려퍼진 치맥 건배 소리는 단순한 흥취가 아니었다. 그것은 한국 식품 산업이 앞으로 열어 갈 새로운 미래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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